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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1.문학은 표구된 명작 을 분해하는 해체 작업이 아니라 읽고 창작하는 즐거운 말놀이여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문학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글쓰기를 참 많이 한다. 그래도 고등학생 쯤 되면 배워온 가락이 있어 산문은 그럭저럭 쓰는데 시는 쉽게 내놓지 못한다. 짧은 글인데도 어려운가보다. 그럴 때 또래들이 쓴 작품들은 좋은 길잡이가 된다. 하지만 아이들이 쓴 작품들을 책으로 발간해 내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청소년 작품 모음집은 흔치 않고 귀하다. 그래서 도서관에 갔을 때나 주변에서 추천을 받아서 알게 된 이런 시집들이 참 소중하다. 2.그래서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중고등학생이 직접 쓰고 뽑은 학생시 123>은 제목만 보고서 참 귀한 책이니 일단 빌려서 보고 괜찮으면 바로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몇 편 읽다보니 이거 뭔가 좀 어색하다. 체벌, 강제 야자와 보충과 같이 지금은 사라진 단어들이 작품 곳곳에 드러나고 지금보다 훨씬 억압적인 학교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내가 교직에 들어선 지난 10년 간 우리 교육 현장에 수많은 변곡점들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고 할 만한 것이 체벌 금지다. 나도 중고생 때 꽤나 맞았고 또 그 당시엔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지금이라면 구속감이지만 말이다. 친한 친구인 내가 선생인데도 학교나 과거 자신의 선생님들에게 치를 떠는 녀석들이 아직도 제법 있는 걸 보면 지금과는 참 달라도 많이 달랐 던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머리말을 다시 펴 읽어보니 아뿔싸, "이 책은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오늘날까지(초판이 2012년임)약 30여 년 동안 교실에서 학생들이 직접 쓴 시를 학생과 선생님들이 손수 뽑아 엮은 학생 창작시집입니다."왠지 졸업앨범 보는 느낌이 들더라.3.학생들이 쓴 시집이니 대부분 학교에 대해 그 중에서도 힘들고 아픈 부분을 소재로 쓴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학생은 학생인지라 지금의 학생들에게도 보여줄 만한 작품들이 있다. <좌석 버스와 친구>학원 마치면 열한 시늦어서 버스도 잘 없다.그래서 좌석 버스 타는 날이 많다.친구랑 버스 정류장에서 장난치다가일반 버스 막차를 놓쳤다.주머니에 돈은 하나도 없었다.친구가 천 원 주면서"좌석 타고 집에 가라."무사히 집에 와서 친구 집에 전화하니깐친구 엄마 하시는 말씀"걸어온다고 전화 왔더라."친구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예쁜 아이들이다. 고등학교 2학년의 작품인데, 요즘에도 이런 친구들이 있다. 요즘에도 있다는 말이 좀 거시기하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아이들 사이의 경쟁이 심해진 건 맞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아직 때가 덜 묻었기 때문에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들이 어른들에 비해 많이 있다. 자기는 걸어갈 거면서 자기가 가진 전부를 친구에게 내어주는 모습. 집에 와서도 친구가 잘 들어갔는지 걱정돼서 집으로 전화 거는 모습. 자연스레 나의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이런게 좋은 시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마음을 주고받고 상처도 주고받는다. 그 순간을 포착한 이런 시야말로 세대를 초월한 대화의 도구이자 또다른 창작의 원천이 된다. 써놓고 친구 사이에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보여줄 법하다.
학생시 123편. 그것은 30년 동안에 쓴 시 중에서 현재의 중고등학생들의 마음에 닿은 시의 개수다. 물론 이것이 학생시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30년의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오늘도 살아 있는 학생 시인의 시세계의 흐름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1980년대 중반부터 오늘날까지 약 30여 년 동안 교실에서 학생들이 직접 쓴 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학생과 선생님들이 수업 등을 통해 읽고 직접 뽑았다는 데 의미가 더 크다. 청소년기는 한 사람이 일생 동안 지니게 될 감성과 지성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이고, 특히 이 시기에 예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시를 읽고 쓰는 일은 청소년들의 정신적 밑그림을 그리는 일이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학생 시선집을 펴내며

1부 우리들 마음-36.4℃
달빛 -허성욱
나비 같은 벚꽃 -김우형
그릇 -이가형
겨울비 -이유정
빛 -김영주
아름다운 사람 -임현지
허전한 가슴 -도유희
매듭 공예 -석수정
이사 -유근지
외갓집 감나무 -엄동현
그루터기 -최소혜
꽃, 너 하나의 본연 -최효진
초파일 -유혜윤
좌석버스와 친구 -손유현
별이 빛나는 밤에 -김선미
36.4℃ -전은영
기차 -이해진

2부 나의 발견-남과 같이 따라한다!- NO!
남과 같이 따라한다!- NO! -송인영
내 나이 마흔이 되면 -박지영
낡은 일기장 -최은영
자전거 -변정현
그 일기장 -강유리
생각하는 나무 -김주희
내 책상 위의 곰 인형 -이소혜
선인장 -이소린
거울 속 아이 -이소린
인간이라는 로봇 -김희주
흔적 -손지운
놀이터 -정연주
우리 학교 목련 -박지은
짝 없는 새와 나 -신광호
거울 -이신옥
엄마의 핸드폰 -최지현
이것 하나 만으로도 -황용수

3부 우리집, 가족, 생활-엄마 지갑
엄마 지갑 -최재훈
오래 된 앨범 -박선미
콩 -손숙현
나를 위해 -이소현
생각하면 눈시울이 -이다은
경상도 사람이라서 -이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강예리
어린아이 -김효욱
아버지의 투망 -김지애
자전거 -박지은
아버지 -유세호
파 뽑기 -이희승
열여섯의 다섯 살 동생에 대한 고찰 -류송희
외할머니, 섬에 계시다 -김상원
외할머니의 딸 -이미래
그녀의 눈물 -윤진희
상처 -김선애
할머니 -조재철
밥상 앞에서 -이성기
단술 -진효주

4부 우리들의 학교 생활-시간이 멈춰버린 학교
삥 뜯긴 날 -이수빈
시간이 멈춰버린 학교 -이승우
시험이 끝나고 -이소혜
내 사랑 못난이들 -김희자
가을 교실 -박예은
복도 -박수진
대 ? -이하나
선생님의 가을 -전경훈
누런 독서실 차 -정수경
커피 캔 -김지혜
야자 시간 -강지혜
머리카락 -송인효
‘야· 자’ 라는 구속영장 -김대현
학원 수업 마치고 -김진휘
늦잠 -류수경
떡볶이는 맛있다 -손수지
학생 -이효정
별 -이수연
지동초등학교 1학년 1반에는 -박혜림
비 -이근호

5부 우리 마을, 일하는 사람-새벽 시장
고향 -허성욱
우리 동네 -정홍주
새벽 시장 -신현경
김천시 개령면 남전리 521번지 -최유진
봄비 -박혜림
생강 캐는 날 -김경숙
땔감 -이태영
고추 심는 날 -이미숙
고구마 캐기 -이봉구
미술관 이야기 -안지영
황금시장 순대국밥집 -강희정
향수 -전우진
송사리 -김수산나
시골집 -이예령
예천군 상리면 사곡리 -박현주
장터 -나지영
봄 파는 시장 -조해진
이런 사람이 많아진다면 -전배진
붕어빵 장수 -이지연

6부 세상 속으로-풍년 기근
돌담 -이소혜
기지촌에서 -도연정
풍년 기근 -박소연
냉면집 아줌마 -백설희
활성리 병군이네 집에 -배한별
베트남 아가씨 -김미진
외국인 노동자 -조승현
형제 -채지혜
노숙자 -전원영
보리밥 -민병헌
이발소에서 -민병헌
이것이 시다 -한영근
내 소 -박소윤

7부 자연, 생태-떠돌이 개
떠돌이 개 -이다은
덕구 -이경희
돼지의 하루 -김예나
입감 -이상표
소똥 -이소린
고양이 무덤 -배 달
농장 이야기 -조경남
들꽃 한 송이 -허성욱
손금 -이하나
작은 선물 -최은영
비 -이유진
담쟁이 -이윤정
민들레 -김혜연
구절초 -문경희
반딧불이 -김다운
가을 산 -여다영
솔밭골 -정수아
무엇을 -신주영

이 책에 삽화를 그린 학생들
이 책에 실린 시를 쓴 어린 시인들에게

 

생태 통로

인간들이 자기들 중심으로 개발을 하기 시작했지요..산을 뚫고 그 가운데 도로를 일직선으로..그래서 동물들은 도로 양쪽을 지나다닐 수 없게 되었어요.그래서 로드킬도 발생하겠죠. 그 타협책으로 나온 것이 생태통로....동물들에게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은 해결책.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런 시각을 처음부터 길러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작은 것 같지만 중요한 문제..동물의 길을 지켜 주세요!하늘다람쥐, 고라니, 두꺼비, 살쾡이, 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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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

EBS 하버드특강 Justice with Michael Sandel의 강의를 보면서,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어렴풋이 이해하고, 재치있는 질문에 미소를 짓지만, 머리로 갈등도 한것 같습니다. 스스로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은 논리의 background와 샌들 교수가 말하는 핵심, 논리를 파악하는데 개인적인 지적소양부족을 탓하게 됩니다.정의사회의 조건(저자 고바야시 마사야)을 통해서 하버드 강의, 샌들의 저서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좀더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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